왼쪽 유리관 속에서 수은주가 천천히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간다. 눈금과 두 개의 빨간 표시, 수축기와 이완기 옆을 지나면서. 오른쪽에는 팔에 커프가 감겨 있고, 그 아래로 맥파가 저마다의 리듬으로 퍼져 나가며, 기호 아래로는 코로트코프음의 선이 흐른다. 수은 한 방울이 서두르지 않고 관을 따라 흘러내리고, 아래에서는 파란 판독 표시가 측정 눈금 위를 이 끝에서 저 끝까지 움직인다.
단위 자료표
법으로 혈압에만 허용 1/1면 · 개정 2026-09수은주 밀리미터 mmHg
SI 밖의 단위 · 물리량: 압력 · 133.322 387 415 Pa
단위는 자신의 물질보다 오래 살아남았다
수은은 병원에서 쫓겨났다. 미나마타 협약은 수은 기기의 생산을 끝냈고, 유럽의 한 지침은 그보다 앞서 수은 혈압계와 수은 체온계의 판매를 금지했으며, 은빛 기둥이 든 유리관은 이제 진료실에서 오래전부터 볼 수 없다. 그런데 그 기둥의 높이에서 이름을 딴 단위는 남았다. 습관 때문이 아니라 법의 명시적 허가로. 계량 단위에 관한 유럽 규정은 수은주 밀리미터를 모든 곳에서 지웠지만, 혈액과 그 밖의 체액의 압력만은 예외로 두었다.
이것은 목록 전체에서 유일한 이런 종류의 예외다. 다른 옛 단위들은 완전히 사라지거나 산업 분야 전체를 위해 남겨졌지만, 여기서는 단 하나의 용도, 그것도 의료 용도만 정해져 있다. 이유는 의사들의 보수성이 아니라 오류의 대가다. 모든 기준값, 한 세기의 연구, 모든 투여량과 모든 진료 지침이 밀리미터로 쓰여 있고, 이를 킬로파스칼로 환산한다는 것은 계산의 깔끔함을 위해 의학 전체를 다시 쓴다는 뜻이다.
이 단위는 이미 오래전부터 실험이 아니라 계산으로 정의된다. 밀도가 세제곱미터당 만 삼천오백구십오 점 일 킬로그램이고 높이가 1밀리미터인 액체 기둥이 표준 중력 가속도에서 만드는 압력이다. 진짜 수은은 한 방울도 필요 없다. 숫자면 충분하다.
국제 문서에서는 mmHg를 붙여 쓰며, Hg는 라틴어 hydrargyrum에서 왔다. 띄어 쓴 “mm Hg”도 볼 수 있다. 대문자 H와 소문자 g는 절대 바꿔서는 안 된다. 단위가 아니라 화학 원소의 기호를 이루기 때문이다. “mm.Hg”처럼 점을 찍은 형태는 틀린 것이다.
토르와 수은주 밀리미터는 일곱째 유효숫자에서 다르다. 토르는 1기압을 칠백육십으로 나눈 것으로 정의되고, 밀리미터는 수은의 밀도와 표준 중력 가속도로 정의되기 때문이다. 의료에서는 이 차이가 무의미하고 진공 기술에서도 마찬가지지만, 계량 표에는 남아 있다. 이보다 더 흔한 것은 수은주 밀리미터와 수주 밀리미터를 혼동하는 일이다. 수은은 13.5배 무겁다.
01 · 정의
액체 기둥 · 커프 · 코로트코프음이 단위는 높이 1밀리미터, 밀도 세제곱미터당 만 삼천오백구십오 점 일 킬로그램의 액체 기둥이 표준 중력 가속도의 장에서 가하는 압력으로 정의된다. 밀도는 0도에서의 수은 밀도이고 가속도는 약속된 값이어서, 숫자는 잰 값이 아니라 정확한 값이 된다.
핵심적인 미묘함이 여기에 있다. 실제 수은주는 온도에도, 위도에도 좌우된다. 수은은 데워지면 팽창하고, 중력은 적도보다 극에서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옛 압력계에는 보정이 필요했지만, 지금의 정의는 그것에서 자유롭다. 파스칼의 수를 정해 둘 뿐이고, 수은은 그 안에 추억으로만 남아 있다.
혈압은 지금도 리바로치와 코로트코프가 고안한 방식으로 잰다. 커프를 수축기 혈압보다 높게 부풀린 다음, 천천히 공기를 빼면서 청진한다. 동맥이 눌려 막혀 있는 동안은 피가 흐르지 않고 소리도 나지 않는다. 커프 압력이 수축기 혈압보다 살짝 낮아지는 순간 피가 끊기듯 밀고 지나가며 청진기에 톡톡 소리가 난다. 이것이 첫 소리다. 커프가 혈류를 전혀 막지 않게 되면 소리가 사라지고, 그것이 이완기 혈압이다.
여기서 잘 생각하지 않는 이 방법의 불편한 성질이 나온다. 혈압은 심장이 뛰는 순간에만 읽을 수 있다. 두 박동 사이에 커프는 몇 밀리미터나 내려가 버리고, 그 틈에 일어난 일은 관찰자에게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공기는 초당 2~3밀리미터보다 빨리 빼면 안 된다. 측정이 동시에 양쪽 방향으로 틀리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왜 감압을 서두르면 안 되는가
왼쪽에서는 커프가 공기를 빼고, 관 속 수은이 눈금을 따라 내려가며, 심장이 뛸 때마다 청진기 옆에서 빛이 번쩍인다. 다만 이완기와 수축기 사이 구간, 피가 눌린 동맥을 뚫고 지나가는 곳에서만이다. 오른쪽에서는 같은 일을 시간축 위에 펼쳐 놓았다. 감압 직선이 내려가고, 박동은 점으로 표시되며, 회색 띠가 청진 구간을 나타낸다. 감압을 빠르게 하거나 맥박을 낮추면 박동 사이의 건너뜀이 밀리미터 단위로 커진다. 첫 소리는 이미 실제 수축기 혈압 아래에서, 마지막 소리는 아직 실제 이완기 혈압 위에서 잡히고, 혈압은 위는 낮게, 아래는 높게 기록된다.
02 · 환산
압력 · 임상 · 액체 기둥하나의 압력, 세 가지 대화
첫 번째 탭은 입력한 압력을 여러 단위로 나눠 보여 준다. 두 번째 탭은 같은 수를 환자의 수축기 혈압으로 읽고, 임상 기준값에 비추어 무엇을 뜻하는지 알려 준다. 세 번째 탭은 여러 액체의 기둥이 얼마나 높아야 이 압력과 균형을 이루는지 보여 준다. 수은관은 바로 이런 비교에서 태어났다.
기억해 둘 규칙: 수은주 1밀리미터는 약 8분의 1킬로파스칼이고, 120밀리미터는 16킬로파스칼이다.
여기의 임상 분류는 진료실에서 잰 혈압에 대한 것이다. 가정 혈압과 24시간 측정에서는 기준값이 약 5밀리미터 낮다. 많은 사람이 진료실 분위기만으로도 혈압이 오르기 때문이다. 한 번의 측정으로는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는다. 진단은 여러 번의 방문을 거쳐 내려진다.
| 양 | 값 | 비고 |
|---|---|---|
| {k} | {v} | {note} |
{text}
04 · 측정 기기
수은 · 아네로이드 · 자동 · 카테터혈압을 아는 네 가지 방법
단위에 이름을 준 도구
수은 혈압계의 장점은 양을 직접 보여 준다는 데 있다. 기둥의 높이가 곧 압력이며, 영점과 관의 청결을 확인하는 것 말고는 어떤 보정도 필요 없다. 그래서 한 세기 반 동안 다른 모든 기기를 견주는 기준기였고, 그래서 그것이 사라진 것이 뼈아팠다. 비교 기준을 검정받은 전자 압력계로 바꿔야 했기 때문이다.
기둥 대신 바늘
아네로이드 혈압계는 탄성 공합의 휨을 지렛대와 부채꼴 톱니바퀴로 바늘에 전한다. 그래서 기둥 높이 자체가 아니라 그 기계적 모형을 보여 주며, 그 모형은 시간이 지나면서 참값에서 멀어진다. 스프링은 늙고, 떨어뜨리면 톱니가 헐거워지며, 그동안에도 눈금은 그럴듯해 보인다. 그래서 이런 기기는 정기적으로, 그리고 바닥에 떨어뜨릴 때마다 점검해야 한다. 대신 수은은 전혀 들어 있지 않고, 사라진 유리관의 자리를 차지한 것이 바로 이것들이다.
소리를 듣지 못하는 기기
가정용 전자 혈압계에는 동맥에 대는 마이크도, 귀도 없다. 커프 안의 압력 진동을 따라가다가 박동이 가장 커지는 순간을 찾는데, 그것이 평균 동맥압이다. 위와 아래 값은 기기가 재는 것이 아니라 이 최댓값의 경험적 비율로 계산하며, 그 비율은 제조사가 자원자 집단에 맞춰 조정한 것이다. 기기마다 값이 다른 것, 모든 기종에 임상 검증을 요구하는 것, 두 기기 중 어느 쪽이 “더 정확한지” 다투는 일이 부질없는 것은 여기서 비롯된다.
안에서 잰 압력
중환자실에서는 요골동맥에 넣은 카테터가 박동을 변환기의 막에 전하고, 모니터는 커프를 기다리지 않고 박동마다 곡선을 그린다. 여기서 액체 기둥의 물리학이 돌아온다. 변환기는 우심방 높이에 정확히 맞춰야 한다. 높이 차가 10센티미터 날 때마다 수은주 약 7.5밀리미터가 더해지거나 빠지기 때문이다. 토리첼리가 쓰던 바로 그 산수다.
05 · 표기 규칙
mmHg · mm Hg · 빗금을 넣은 분수빗금으로 나눈 두 수
혈압 값은 분수처럼 보이지만 분수가 아니다. 위와 아래, 두 개의 서로 다른 측정이며, 분자와 분모처럼 다뤄서는 안 된다.
첫 번째 오류는 대화에서는 무해하지만, 옆에 킬로파스칼이 적힐 수 있는 문서에서는 위험하다. 두 번째 오류는 기호를 망가뜨린다. Hg는 대문자 H와 소문자 g로 된 화학 원소 기호이며, 대소문자도 점도 바꿔서는 안 된다. 세 번째는 단위를 잘못 붙여 혈압이 실제의 75배가 된다. 네 번째는 압력 단위에 속도를 붙였지만, 뜻하는 것은 커프의 감압 속도다. 다섯 번째는 평균압을 합의 절반으로 계산하지만, 이완기가 수축기보다 길어서 공식은 아래 값을 두 번 센다. 여섯 번째는 기준값이 자연의 경계가 아니라 연구 결과에서 끌어낸 약속이라는 점을 잊는다. 그래서 학회들은 지금도 130이냐 140이냐를 놓고 논쟁한다.
06 · 이웃 단위
파스칼 · 수주 센티미터 · 토르수은주 밀리미터의 이웃은 같은 압력을 다르게 나타내는 방법들이다. 면적당 힘으로, 물기둥으로, 대기압의 몇 분의 일로. 의료에서는 이것들이 한 진료 기록 안에 함께 산다. 체액마다 역사적인 단위가 따로 있어서, 서로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수은주 밀리미터가 정확한 수로 묶여 있는 체계의 단위. 생리학에서 유일한 불편은 익숙한 기준값이 16과 11킬로파스칼이라는 소수가 된다는 것이다.
작은 압력의 척도. 정맥압, 뇌척수액압, 인공호흡기 회로압. 수은으로 몇 밀리미터밖에 안 되는 곳에서는 물기둥이 더 크고 다루기 쉬운 눈금이 된다.
토리첼리의 이름을 딴 진공 기술의 단위로, 밀리미터와는 일곱째 자리에서 다르다. 계량 표 안에서만 의미 있는 차이다.
Simetrium 여권 가운데 곁에 서 있는 것은 마력 와 칼로리 — 체계가 몰아내야 했지만 몰아내지 못한 단위들. 그 뒤에 선 것은 물리학이 아니라 쌓이고 쌓인 익숙한 수들이기 때문이다.
07 · 역사 부문
기록 보관소 · 관에서 법까지수은은 어떻게 의학에 들어왔다가 떠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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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은 물보다 13.5배 무겁다. 오로지 그 덕분에 혈압을 재는 기구가 사다리 없이 책상 위에 놓인다.
법에 적힌 유일한 예외
계량 단위에 관한 유럽 지침은 구조가 단순하다. 허용된 것의 목록이 있고, 거기 없는 것은 모두 사용에서 빠졌다. 수은주 밀리미터는 그 목록에서 따로 서 있다. 용도에 관한 유보, 곧 혈액과 그 밖의 체액의 압력이 붙어 있고, 그 밖의 어떤 일에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겨냥한 유보를 가진 물리량은 달리 없으며, 그것은 계량학자들의 요청이 아니라 의학회의 고집으로 생겨났다.
논거는 감정이 아니라 실용이었다. 진단 기준값, 투여량, 수십 년에 걸친 연구 결과, 모든 진료 지침이 밀리미터로 표시되어 있고, 킬로파스칼로 바꾸면 140이 18.7이 된다. 숫자는 친숙함을 잃고, 의사는 그 수에 대한 감각을 잃으며, 얻는 것은 조금 더 정돈된 단위 표뿐이다.
가장 기묘한 것은, 단위에 이름을 준 물질이 그사이에 금지되었다는 점이다. 미나마타 협약은 수은 기기의 생산을 끝냈고, 유리관은 진료실에서 사라졌다. 그래도 단위는 멀쩡히 살아 있다. 그 정의는 이미 오래전부터 수은이 아니라 숫자만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의학은 이제 어디에도 없는 기둥의 밀리미터로 계속 잰다.
양 목록
압력과 생리학SI 기본 단위
강조: 킬로그램, 미터, 초. 파스칼은 이것들로 이루어진다몸의 어디에 어떤 압력이 있나
킬로파스칼과 물기둥은 첫 열에서 계산| 측정 부위 | mmHg | kPa | cmH₂O | 측정 방법 |
|---|---|---|---|---|
| {name} | {mm} | {kpa} | {cm} | {how} |
셋째 열은 정맥압과 뇌척수액압을 왜 수은이 아니라 물로 재는지 설명한다. 그곳의 값은 워낙 작아서 수은주 밀리미터로는 생리적 정상 범위 전체가 열 개 남짓한 눈금에 들어가 버리지만, 물기둥은 같은 범위를 백 개쯤으로 늘여 차이를 보이게 한다. 단위는 엄밀함이 아니라 눈금의 편리함으로 골라졌고, 그런 의미에서 의학은 한때 수은주 자체를 낳은 습관에 충실히 남아 있다.